안녕하세요, 오늘은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당한 사기 썰을 풀어보려고 합니다. 하하ㅏ하
중고거래는 의심 또 의심합시다 😂
1. 발단
저는 취미로 테니스를 시작했는데요. 테니스 라켓을 하나 장만하려고 여기저기 알아보는데,
윌슨에서 출시했던 "롤랑가로스 에디션" 에 혹해서... 이걸 꼭 구하고 싶다라고 생각이 든게 발단이었습니다. 이미 품절된 상태였거든요. 그래서 네이버에서 여기저기 검색해 보니까 한 중고거래 카페에서 이걸 올려놨더라구요.
원래 라켓가격과 비슷하게 올라온 가격.... 그리고 실제로 테니스를 치는 사람이 올린 것처럼 상세하게 라켓 그람수 그립 정보 등등이 올라와 있어서 안심했던 것 같아요.


돌이켜 생각해 보니!
- 중고나라도 아니고 중고장터라는 듣보잡 카페였음(심지어 새로 가입까지 함. 현재 폐쇄됨)
- 공홈에서 품절이고 인기많은 라인인데 왜 아직도 괜찮은 가격에 매물이 나와있을까? 의심했어야 함
- 사겠다는 댓글도 아무것도 없었음
이상한 점 투성이였지만 판매자에게 채팅을 보냈습니다...........과거의 나..... 하..
2. 네이버 안전결제 사기 수법
이 인간들 사기수법이 아주 정형화되어있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이미 유명했던 사기수법이더라고요...
요즘 육아용품 당근한다고 중고거래에 전혀 의심하지 않은 것이 정말 컸습니다.
네이버 안전결제 사기 패턴
1. 엄청 멀리 산다고 선빵친다(먼저 자기가 경북 영주산다고 말함)
-> 직거래 못하게 유도
2. 네이버 안전결제 하자고 하고 링크보낸다.
- > 이 링크 절대 클릭하면 안됨. 아시죠? 모르는 사람이 보낸 링크는 함부로 클릭하지 마세요... 큽
3. 토스나 카카오페이로 보내면 오류나서 안되니까 다른 은행계좌로 보내라고 함
-> 토스랑 카카오페이는 사기 의심되면 보낼 수 없다고 뜨거든요 하하ㅏㅏ하하 토스로 보냈는데도 몰랐던 나는 스레기입니다4 판매금액을 입금하면, 수수료를 빼고 보냈다며 자기한테 입금이 안돼서 다시 보내라고 함(다시 보내면 처음 보낸 돈은 자동환불 된다고 구라를 침..^^)
5. 여기서부터는 이인간들은 입금 받을수록 좋아서 신고한다 어쩌고 말해도 씨알도안먹힙니다. 대본이 있는 것 같았어요. 다른사람들 케이스 보니까 돈 더 붙여서 보내야 환불된다고 말한 경우도 있더라구요.


다시봐도 정말 열받네요.............재구매 하라는 순간 깨달았어요.
아.
당했구나....
이때부터는 등에 식은땀이 흐르고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멍청한 나 자신을 탓하게 되더라고요. 그러고 바로 더치트에 가입했고 저 사람과의 대화는 전부 캡쳐했습니다.
네이버 안전결제 해본적도 없으면서 눈이 멀어서... 냅다 저인간이 보낸 링크에 이름 집주소 전화번호 다입력하고 돈까지 보내다니.
채팅으로 욕하고 싶어도 제 개인정보를 저기다 다 입력해 버려서 나중에 해코지라도 당할까 무서워서 일단 조용히 캡쳐하고 경찰신고하겠다 하고 채팅방을 나왔습니다. 그리고 네이버 비밀번호도 바로 바꿨고요. 로그인 되어 있는건 다 로그아웃 하고요.
2. 더치트 가입 후 비슷한 피해자 찾음
더치트에 사기당한 계좌번호로 신고접수된 건과 피해금액을 조회할 수 있는데요. 점점 금액이 올라가더니 나중에는 5천만원까지...
23만원 사기당한 저는 약과고 100만원 넘는 금액도 많았어요. 저랑 비슷한 피해자들이 있다는 걸 보니 조금 저를 덜 탓하게 되더라구요.
아마 대포폰, 대포통장을 활용해서 조직적으로 사기를 치고다닌거라 잡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경찰서 방문한 분이 댓글도 써 놓으시고... 정보 교류도 소소하게 했습니다. 위로도 주고받고요.
3. 인터넷으로 경찰신고하는 방법
경찰서에 방문하지 않아도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에서 미리 신고접수가 가능합니다.
https://ecrm.police.go.kr/minwon/main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 (ECRM)
여기를 눌려 링크를 확인하세요.
ecrm.police.go.kr
당황해서 저녁 9시에 경찰서 가려고 짐을 챙겼는데 일단 가도 신고접수를 해야되고 하려면 자료도 있어야 되고, 그리고 6시가 넘어서 사이버수사대는 업무가 끝났더라고요(그분들도 공무원인걸 망각함)
그래서 제가 캡쳐해 놓은 글들과 그사람 계좌, 이름, 다 정리해서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으로 신고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 사이버범죄 당하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사기당했던 사이트 URL, 화면 캡쳐 다 해놓으시기 바랍니다..


4. 신고접수, 다중피해 사건으로 분류.
밤을 새워서 사기 신고를 했습니다. 원래는 이렇게 온라인으로 신고한 후, 경찰서에 직접 방문해야 정식으로 접수가 된다고 합니다. 인터넷으로만 신고하면 아래 화면처럼 임시접수 상태가 됩니다.


그런데 저는 신고하고 다음 날 문자로 "다중피해사기로분류되어,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고 문자가 왔습니다.
귀찮은 일 덜었다 싶으면서도 여기저기 사기치고 다녔구나 싶어서 씁쓸했습니다.
그 이후로 담당경찰서도 결정되고, 담당수사관님께 문자도 한번 왔고요(거래한 위치가 어디인지). 최대한 상세히 알려드렸습니다.
5. 수사결과
그러고 한참 지났네요. 카카오톡으로 알림톡이 하나가 왔는데요.

사이다 결말은 아니라 시원하지는 않지만, 증거불충분으로 수사 종결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한둘이 아닐텐데, 경찰분들 고생 많으시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상으로 저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는 중고거래 사기 후기였습니다.
사기당하신 분들이 이 글을 주로 보고 계시겠지만, 일단 경찰에 신고 하시고요.
중고거래 사기를 당하면 제일 먼저 당한 나를 탓하게 되는데.. 소액이지만 민사소송까지 생각하면서 법무법인 블로그 글도 정독해 봤거든요.
그 중에 인상깊은 말이 있었는데..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라고 써 놓은 곳이 있더라고요. 바로 그 사무실로 연락할 뻔....ㅎㅎㅎ
넘 자책하지 말고, 이 금액으로 큰 사기 막았다고 생각하시면 좀 맘이 편해집니다.
듣보잡 카페 가입하지 마시고! 모르는사람이 보낸 링크 클릭하지 마시고요!!
이상 글을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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